[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장(7)
린포체 대사가 말씀하셨습니다.
"자, 방으로 가서 초기의 거장들과 근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즐겨볼까?"
린포체 대사는 나의 긴장을 풀어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날이 나에게는 문자 그대로 놀라운 날이었고
여러 가지를 쉴 새 없이 보고 들어 마음이 그득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위대한 스승이 그러하듯 대사님도 자신의 제자를 속속들이 꿰뚫어 보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대사의 내실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완전한 소리가 재생되는 좋은 축음기가 있었습니다.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베토벤, 바그너, 그리그, 모챠르트, 바하, 멘델스존, 쇼팽...... 등
뛰어난 악장들의 음악에 우리는 귀를 기울였습니다.
개운한 마음으로 대사의 방에서 나의 사실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마음 표면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냉철히 응시하고 관찰하면서
나의 마음을 파헤쳐 나갔습니다.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은 진리가 아님"을 파악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맨 끝에는 "침묵"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침묵은 여태껏 내가 익혀 온 그것이 아니라
상반하는 생각, 관념, 사상, 심상에서 해탈한 마음에서 생기는 침묵이었습니다.
그 거대한 침묵 속에서 나는 하나의 실재감(實在感)을 체험한 것입니다.
그 "순간"속에 "영원"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 나타남인 일체의 힘과 영광은 참으로 "지금"이었던 것입니다.
지혜와 사랑과 힘의 이 거대한 원천을 지속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이미 "나(自我, 작은 나)"의 생각을 시작하여
"참"은 온데간데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을 다시 한번 잡으려 하였지만 이미 그것은 사라져 버렸고
지금은 한낱 경험이요, 기억일 뿐이었습니다. 지나간 순간은 이미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순간에는 영원인 것이 실존했고 순간에서 순간에 사는 것이 "살아있는 진리"이며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이고 그것이 바로 "지금"이라는 사실을
나는 아직 남김없이 깨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처음도 끝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이미 "떨어져 있다."는 분리(分離)의 생각 속에
웅크리고 있는 나가 아니라 일체의 있음, 곧 만유(萬有)와 하나된 나요,
창조주와 피조물이 그대로 나와 하나로 어우러져 있음이었습니다.
"참있음"의 이 모습을 말로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지금 그리고 영원히 나의 것입니다. 나는 만족했습니다. 탐구는 끝난 것입니다.
이제 다시 새로운 전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 자신 밖에는 어떤 것도 그것을 밝힐 수 없으며,
나 스스로가 몸소 그것을 나타내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그날의 나머지 시간을 나는 나의 방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저녁때 어느틈인지 나는 편안히 잠들어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마치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것 같은 심신의 가벼움을 느꼈습니다.
나는 영원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미 두려운 것이 없고 마음의 목마름은 가셨습니다.
나는 자유 그것이었습니다.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늘은 맑고 별들은 아직 아스라이 빛나,
그 빛을 받아 산과 계곡은 또렷한 윤곽으로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흰 눈에 덮인 크디큰 산들의 등 뒤로부터 해가 솟습니다.
무수한 색깔의 빛살이 춤추는 새벽은 바로 아름다움 그것의 펼쳐짐,
별들의 반짝임은 이윽고 붉은 해의 빛살로 바뀌어
무거운 남빛의 하늘뚜껑이 엷은 파랑으로 바래면서 짙고 옅은 눈부신 무지개를 비춰냅니다.
처음에는 둔한 붉음으로 산들의 가장자리에 빛살이 터지고
차츰 빨강과 분홍이 나타나 서로 뒤섞이면서 광채를 좌우상하로 놓으니
그것이 눈을 쓴 산봉우리들에 반사되어 하늘을 꿰뚫고
이윽고 모든 그늘은 눈아래 골짜기로 소리 없이 녹아내려 사라집니다.
태양의 첫 햇살이 나타나자 승원의 문들이 뚜렷이 드러나고
라마승들이 제창하는 옴 마니 받메 흠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는 온화한 산들바람에 나부끼는 향내음과 더불어
골짜기 아래로 메아리치며 찾아듭니다.
이 경관에 접하자 나의 오관은 그것을 지울 수 없는 한 폭의 그림으로 새겨놓아
그것은 그 뒤에 쌓인 온갖 인상 속에서도 그대로 생생히 살아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때의 생각이 날 때마다 내 눈 앞에는 그 웅장하고도 상쾌한 광경이 떠오르고
그 상쾌한 분위기가 느껴지며, 거센 강물 소리와 거대한 징소리, 총가의 울림,
라마승들의 영창이 들려오고 은은한 향내음이 코를 간질이는 것입니다.
나는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릅니다.
문득 뒤돌아보니 나의 스승도 같은 자세로 있었습니다.
'히말라야를 넘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1) (0) | 2023.05.15 |
|---|---|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장(8) (0) | 2023.05.15 |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장(6) (0) | 2023.05.14 |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장(5) (0) | 2023.05.13 |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장(4) (0) | 2023.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