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장(2)
나는 태연히 웃어버리기는 했지만 다음부터는 좀 더 조심해서
방비가 잘 될 곳을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면도를 하고 청소도 마치고 나서 일행과 함께 아침식사를 들었습니다.
소금으로 간을 한 죽과 통조림, 크림, 베이컨 한조각, 토스트와 홍차가 메뉴였습니다.
정말로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도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올 정도입니다.
그날 아침은 모두가 아주 좋은 기분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나의 기분이 그대로 전염되는지 조랑말과 노새들까지 즐거워 보였습니다.
일행은 몇천미터나 되는 험준한 산길을 차례차례로 올라갔습니다.
아득한 저 아래로부터 보이지는 않지만 티스터 강의 포효가 들려옵니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저편에 있는 빙하가 이동하면서
이 강에 섞여들어 다시 바다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저 강에 얽힌 이야기도 많겠지?"하고 호위역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렇지요. 저 강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는답니다, 나리."
좁은 길 일부가 무너져내려 발을 디딜 여지도 없습니다.
우리는 벼랑에 달라붙다시피 하면서 겨우 걸음을 옮겼습니다.
노새 등의 짐이 벼랑에 부딪혀 3백 미터도 넘는 골짜기에
굴러 떨어지지나 않을까 아슬아슬했습니다.
다행히 마부들이 경험이 많아 용하게도 노새들을 무사히 건네주었습니다.
나는 내 조랑말에 타는 모험을 피하여 조심조심 뒤로 끌면서 걸었습니다.
그 말도 경험이 풍부한 말이었습니다. 그 길을 여러 번 왕복한 말이었습니다.
겨우 벼랑길을 벗어났을 때 굉장한 소리가 났습니다.
돌아보니, 전날 밤 내가 신세졌던 오두막만큼이나 되는 바위덩어리가 섞인 돌들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요! 정말 위험한 대목이었습니다.
어떻게 되어 그런 사태가 일어났을까요? 곰 탓일까요?
그 일대에는 곰이 상당히 많습니다. 아니면 사냥 탓일지도 모릅니다.
우기 동안에는 때로 산허리가 몽땅 계곡으로 무너져내려 길이 없어지고 마는 일도 있으며,
그런 때는 새로 길을 내는데 며칠씩 걸린다고 합니다.
히말라야 등반은 정말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난행 고행인 것입니다.
그날 밤에 국경에 닿아 영허즈밴드 탐험대(영국의 군인, 1863~1944 티벳 탐험으로 유명함)가
세워놓은 제대로 된 산막들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여 쉬었습니다.
여기에서 구르카 병사들 한 소대가 주둔하고 있어
티벳으로의 통로가 되는 시킴으로의 불법입국자를 단속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통행증을 제시하고 명단에 서명을 했습니다.
나의 여행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했습니다.
7개월 뒤 돌아올 때 여기서 다시 명단에 서명을 하여 내가 입국했을 때와 같은 인물이고
무사히 돌아갔다는 것을 증명했었습니다.
닭, 달걀, 감자 같은 것은 손쉽게 사들일 수가 있었기에
그날 밤은 닭고기구이와 기름에 지진 감자로 식사를 했습니다.
그날은 거의 이틀 분의 거리를 걸었기 때문에 식사가 특히 맛있었습니다.
다음날, 강을 건너 시킴으로 들어가 수도 간토쿠까지 강행군을 했습니다.
간토쿠에는 티벳의 정무관으로 굴드라는 사람이 주재하고 있어
그날 밤에는 그 분과 훌륭한 만찬을 나누었습니다.
다음날 시킴국왕(마하라쟈라라고 부름)을 예방하여 유쾌하게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왕비는 어여쁜 티벳 여성이고 야툰의 대단한 명문 출신이었습니다.
아주 매력적이고 더구나 황홀할 정도로 곱게 영어를 말하는 것이
그녀의 매력을 한층 돋우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이번 여행 중에서도 대단히 어려운 코스가 시작됐습니다.
그것은 나투라 고개를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길은 너비가 60센티미터 남짓밖에 안되고 깎아지른 산허리를 갈짓자꼴로 기고 있습니다.
높이 오를 수록 벼랑 협곡도 깊어집니다.
우리는 몇 무리의 당나귀 대열을 추월했습니다.
야크 대열은 8백마리 이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티벳에서는 바퀴가 달린 수레가 없으며 모든 것이 등에 실려져 운반됩니다.
어떤 아주 위험한 지점에서 당나귀 대열을 만났습니다.
길 너비가 너무 좁은 데다 바깥쪽은 그나마 파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말과 당나귀들이 산쪽으로 붙어가면 등에 실린 짐이 튀어나온 바위에 부딪혀
짐과 함께 벼랑에서 몇 천 미터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말수도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바깥쪽만을 밟고 가기 때문입니다.
방울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당나귀들의 목에 달린 방울소리입니다.
우리는 겨우 비켜설 곳을 찾아 당나귀 대열을 지나보냈습니다.
이런 종류의 체험을 생전 처음 한 나의 기분이 어떠했을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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