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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7장(6)

 

티벳 여행을 통하여 나는 많은 기도 깃발을 보았습니다.

위험한 지점에는 반드시 기도 깃발이 세워져 있습니다.

여행자가 그 위험한 길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여행자에게 산사태가 덮치지 않게 기도하는 깃발이었습니다.

 

정말 이 땅의 사람들은 착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 기도 깃발을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비웃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 위험한 길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하나하나 담겨져 있음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은 프하리존까지 갔습니다. 계곡을 나서자 우리는 전날 얼핏 엿볼 수 있었던

광막한 몇 개의 목초지들을 거쳤습니다. 아름답고 비옥한 계곡입니다.

수많은 야크 떼가 야생꽃 무리 속에서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또 산들을 넘어 인도까지 양모를 운반하는 다른 야크의 대열도 있었습니다.

 

인도라고 하면 그 지점에서는 마치 수만리나 떨어진 완전한 딴 세상처럼

여겨질 수 밖에 없는 곳이었습니다.

아득히 저멀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그리고 또 가장 더럽다고 소문난 프하리가 보였습니다.

프하리는 해발 5천 미터가 넘습니다.

우리는 겨우 골짜기 끝에 있는 프하리의 변두리에서 오두막집을 하나 찾아내어

거기서 다시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저녁 식사를 마치고 하인은 아코디언을 켰습니다.

다음날 아침 별 일 없이 아침식사를 일찍 마치고 출발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프하리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이 거리를 대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푸른 목장이고

야생꽃들이 그 푸른 화폭을 채색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챰비 계곡보다 더 곱기까지 했습니다.

 

야크, 티벳양, 산양을 비롯하여 온갖 동물들이 풀을 뜯고

온갖 종류의 새가 날아다니며 우리들을 환영하는 것처럼 지저귑니다.

여태까지 본 적도 없는 동물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것들은 대개가 들토끼류이고 땅 밑에 굴을 파고 삽니다.

 

그런데 이 아름답고 드넓은 경관 속에 자리한 프하리라는 거리는

'더러움'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얼룩이 져있습니다.

오랜 세월 먼지 한 번 치워진 일이 없고 사람들은 그저 쓰레기나 먼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 집 밖으로 내던지고 맙니다.

 

그것이 해마다 서리나 눈을 맞아 쌓이고 또 쌓여 이제는 사람들이 사는 집들 지붕 꼭대기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높이를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청결이나 정돈 같은 것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그저 행길 위에서 쭈그리고 앉아

남자도 여자도 아이들도 아무 스스럼없이 배설을 합니다.

설마, 저렇게까지…… 내 자신의 눈을 의심할 정도입니다.

또 그 곳 사람들은 결코 몸을 씻는 일이 없습니다.

씻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한 가지 썩은 야크 버터로 몸을 문지르는 것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름기는 그대로 그들이 입은 옷에 깊이 배어 있는 것입니다.

내가 프하리의 거리를 기꺼이 떠나간 것은 누구에게도 이해가 갈 것입니다.

 

프하리를 나서자 길은 다시 오크 계곡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다시 신선한 흥분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카린퐁에서 나를 맞아줄 그이,

나 자신보다도 더 나를 잘 알고 있는 그 대사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나는 정말 놀라운 스승과 벗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초자연적인 스승이나 벗이 아니라 자연의 스승이요 벗이었습니다.

린포체 대사 말씀처럼 초자연적인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초자연적인 인물이란, 사람에는 자연 초자연 두 가지가 있다고 믿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초자연이라 보이는 것도 속속들이 이해하면 완전히 자연인 것입니다.

이것을 나는 이미 배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벗과 스승을 만날 수 있었던 이 땅을 떠나기 싫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안되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나는 보다 할 일이 있는 세계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스승들도 말씀하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나는 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대사들의 깊고 깊은 예지는 그야말로 인간의 이해를 넘어섭니다.

예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와 우리들을 창조하신 이를 믿으세요."

 

모래나 흙 정도가 아니라 돌멩이가 날려서 얼굴에 정면으로 부딪힐 정도로 사나운 바람,

티벳에서도 가장 바람이 사나운 고개를 몇 개씩 넘으면서

우리는 오크 계곡으로 넘어가는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정말 바람은 무섭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평온한 날씨가 홀연히 일렁이면서 무서운 소용돌이 바람이 되고

그리고는 다시 홀연히 그 소용돌이 속에서 말할 수 없는 정적이 나타납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대조일까요? 쵸모리하리의 얼어붙은 대기로부터 얼음 같은 돌풍이 닥쳐왔습니다.

 

얼굴이 얼어붙는 느낌입니다. 손가락은 차츰 감각을 잃어갑니다.

"이래도 한 여름이란 말이지?"나는 하인에게 말했습니다.

"해가 뜨면 또 따뜻해진다구요."하인의 대답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얼어죽겠지. 아니면 투모라도 해야 하겠군"

 

이날의 쵸모리하리는 그야말로 뭐라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래가 아름답기 그지없는 쵸모리하리, 그것이 이날은 더더욱 놀라왔습니다.

까마귀들이 이리저리 날으는 하늘 저쪽, 20 킬로미터는 족히 떨어져 있는데도

방금이라도 머리 위로 덮쳐들 것 같은 봉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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