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8장(1)
오크의 승원은 모든 점에서 만토운과 비슷했습니다. 나는 나의 스승 바로 옆에 방이 주어졌습니다.
그것은 원래 승원장의 예비실이고 침실에 조그만 거실이 딸려 있는 아주 아늑한 방이었습니다.
바닥에는 티벳 융단이 깔려 있었습니다. 먼저 몸을 씻었습니다.
물론 이 승원이 서 있는 산 꼭대기에 쌓인 만년설이 녹아 승원 옆을 흐르는 강에서
얼마든지 퍼올릴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몸을 씻고나자 한 사람의 티벳 청년을 소개받았습니다.
나이는 25세쯤 되어 보였고 이름은 추안타파라고 합니다.
매우 지적인 얼굴이고 이 승원의 영매(靈媒)입니다.
린포체 대사가 이 청년을 처음 발견하여 데리고 왔다는 이야기를
대사 자신이 내게 들려주신 일이 있었습니다.
린포체 대사는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 같은 경위로 그를 만났던 것이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에 린포체 대사가 에베레스트 산맥 일대를 방황하고 있을 때
한 번은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여 며칠을 굶어가며 헤매고 있는데,
에베레스트 산의 후미진 뒷편 어떤 계곡에서 홀연 추안타파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지고
대사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때 추안타파는 겨우 15세의 소년이었습니다.
소년은 먹을 것을 대사에게 바치고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황홀상태로 들었습니다.
소년의 입을 통하여 바로 머라레파 대성자가 말씀을 하시면서
소년이 지닌 여러가지 초능력을 실연해 보였습니다.
추안타파를 거쳐 말하는 이가 틀림없는 머라레파 대성자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윽고 황홀 상태에서 깨어난 추안타파는 린포체 대사에게
"대사님이 여기로 오시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가져다 드리라고 하여 제가 왔습니다."고 하며
대사를 비밀 통로를 따라 안내했습니다.
따라가보니 야크가 무리 지어 풀을 뜯고 있는 아늑한 골짜기가 나타났습니다.
야크의 임자가 누구인지 대사가 물으니 "저의 것입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이상한 일이어서 "부모님은 어디 계시는가?"하고 묻자,
"네, 여기서 아주 먼 곳에 계십니다."고 합니다.
대사는 더더욱 신기해서 "어떻게 이런 먼 곳까지 오느냐?"고 물었습니다.
"네, 저는 이렇게 옵니다."하면서 소년은 '룽곰파'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 보였습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어린 소년이 어떻게 '룽곰파'를 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누구에게 배웠는가?"하고 대사는 물어보았습니다.
"그이가 가르쳐 주셨어요." "그이라니 누구 말인가?" "그이예요." 그렇게 말하는 소년은
마치 누군가가 옆에 같이 있는 것 같은 말투였습니다.
대사는 추안타파가 여태까지 만났던 어떤 사람보다도 뛰어난,
태어날 때부터의 영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린포체 대사는 추안타파를 카린퐁의 어떤 높은 요기에게로 데리고 가서 맡겼다는 것입니다.
소년은 그 요기 밑에서 7년을 공부했고 그로부터 3년 동안 오크 승원의 영매로 있는데,
그의 지위는 승원장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린포체 대사에게서 이미 들은 나는
그 청년에게 굉장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에게 힌두어로 말을 걸었더니 유창한 영어로 대답을 하여 나는 또 놀랐습니다.
카린퐁의 수련을 할 때 인도 사람인 요기가 그를 카린퐁의 영국학교에 입학시켰고
그 학교에서 추안타파는 동급생들이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속도로 영어를 익혔다고 합니다.
뒤에 확인해 보았지만 사실 추안타파는 그 학교에서는 아주 성적인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영매로서의 능력은 참으로 놀랍도록 정확했습니다. 우리는 곧 친해졌습니다.
그의 영매능력 덕분에 이 물질 세계를 이미 떠난 많은 분들과 교령할 수가 있었는데,
그 교령은 모두가 정확하고 그를 통해 말하는 영들의 신원을 의심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오크 승원의 우두머리인 승원장도 만났습니다.
그도 또 영어를 할 줄 알아 우리는 대화하는데 통역을 둘 필요가 없었습니다.
승원장은 명랑한 성격이어서 우리를 많이 웃겼습니다.
그의 웃음은 정말 전염성이 강하여 그의 옆에 있으면 나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가지고 있던 영국제 비스킷을 선물로 내놓았습니다.
나의 스승이나 승원장 그리고 추안타파 모두가 아주 좋아해 함께 차를 마시면서
비스킷을 아끼고 아끼면서 먹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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