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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9장(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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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을 마치고 난 다음에도 나는 한동안 계속해서 듣고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제대로 듣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보는 가운데 깊은 이해와 함께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보는 행위 그 자체가 해방이자 변혁으로 즉각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나는, 수도원장도 마찬가지로 깊은 명상의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명상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과정이며 이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명상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배제하고 하나의 관념에만 집중하는 것은 명상이 아닙니다.

그러한 방식으로는 갈등에서 해방될 수도 없고 실재에 대한 깨달음이 찾아올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 나는 푹 자면서 편히 쉬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기분이 매우 상쾌했으며,

제펠 관문(Jepel pass)을 거뜬하게 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른 아침에 출발했으며 우리가 가야 할 곳의 중간 높이 정도에 있는 헛간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밤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깊게 쌓여 있는 눈 속에서 여덟 시간 동안 여행했으며,

종종 우리 허벅지까지 쌓여있는 눈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나는 다음 날이 여행 최악의 날이 되지 않을까 염려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눈보라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길을 걸어가면서 만나는 눈보라는 정말로 두려운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매우 격렬하게 불며, 그때에는 바로 몇 야드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됩니다.

이는 일 년 중 이 시기에는 꽤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바람에 날려 눈은 길에 높게 쌓이고, 이를 헤쳐서 여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나는 이미 이것을 한 번 경험했으며, 또 다른 경험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전에 이미 한번 일어났었던 탓일까. 우리가 가는 내내 날씨는 공평하게 맑았습니다.

대신 햇볕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한겨울이라 할지라도 불쾌해 질만큼 뜨거워지곤 했습니다.)

 

관문의 정상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시킴(Sikkim)의 수도인 강톡을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길을 넘어서자 또 다른 헛간이 나타났으며, 우리는 거기서 밤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통나무로 불을 피웠으며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거의 다 타고 남은 재들이 빨갛게 소진해갈 때까지 불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는 방 전체에 은은한 빛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나는 게쉬 림포체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가 지금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이 확실했습니다.

이를 내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내 친구 역시 내가 느꼈던 것과 똑같은 영향력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몇 분만 더 고요하게 있어 보자. 그러면 그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앞에서 형성되고 있는 림포체의 형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나는 그를 분명하게 볼 수 있었으며, 이러한 방문에 대해 더 이상 무지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희미하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들아, 지금 네가 보고 있듯이, 나는 여전히 너와 함께 있단다.'

 

이 말이 끝나자, 링-쉬-라 은수자가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산들도 움직일 만큼의 굳은 믿음을 가져라.

우리는 그 믿음을 통해서 너를 돕게 될 것이다.

의심하지 말고 다만 행하여라. 그러면 그 행동 안에서 실재가 일하게 될 것이다.

기억해라. 일을 하시는 분은 바로 아버지의 영이시다.'

 

이 말이 끝나자 둘 다 사라졌습니다. 나는 기쁨에 넘쳤습니다.

이제는 그 어떤 것도 나를 뒤흔들 수 없을 만큼 확신이 강해졌습니다.

 

나는 내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이제껏 보냈던 저녁 중에서 오늘이 가장 경이로운 저녁이었습니다.

방금 전 두 분이 나타나신 것은 전에 마련되었던 모임보다도 저에게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방금 전의 짧은 몇 분이 저에게는 영원 그 자체였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날 밤 나는 푹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후에도 나는 전날 저녁에 일어났던 일의 영향 아래에 있었습니다.

나는 여전히 게쉬 림포체와 링-쉬-라 은수자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모든 의미가 보다 명확해지며 중대해졌습니다.

 

시킴의 수도인 강톡으로 내려가는 동안 내 발은 날개라도 단 듯했습니다.

나는 새처럼 가벼웠으며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내 마음은 항상 고요해 있는 듯 느껴졌으며, 그 환희의 느낌은 항상 나와 함께 남아 있었습니다.

이것이 나의 젊음을 지켜주었습니다.

 

내 친구 중에서 나를 20년 넘게 보지 못했다가,

내가 그가 살고 있는 지역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나를 보기로 결심하고

나를 만나러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가 늙었듯 나 역시 늙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나를 보는 순간 이렇게 감탄했습니다.

'오 이런(Good God), 너는 하루도 늙지 않았구나. 도대체 비결이 뭔가?'

 

나는 대답했습니다. '아무런 비밀도 없어. 나는 그냥 항상 나야.'

물론 그는 늙어버렸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그날 저녁에 강톡에 도착했습니다.

나는 다시 문명 세계에 돌아온 것에 대해 유감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매우 독특한 느낌이었습니다.

문명 세계로 돌아온 것이 싫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히말라야의 반대편을 생각하다 보니, 다소 슬픈 느낌이 들었다는 것뿐입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곧장 임무를 시작해야겠다는 열정도 느꼈습니다.

이제는 내가 세상에 뭔가 줄 수 있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확신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내가 참이라 믿고 있는 것들에 확신이 없다는 느낌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곤 했었습니다.

내 안에서는, 실제로 나는 모르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거짓된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는 이전과는 다르게 알게 되었으며,

나는 가능한 한 빨리 내 일을 시작하기 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고울드 씨(Mr. Gould)와 인사를 나눈 다음, 그와 함께 그날 저녁 식사를 먹었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내가 지난 7 개월 동안 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나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모두 함께, 한동안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고울드 씨에게 내가 했던 일들과, 내가 갔던 곳들에 대해 말을 하자,

그는 거의 믿을 수 없어 했습니다.

그동안 나는 어떤 백인도 발을 디뎌 보지 못한 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탐사되지 않은 티베트의 지역들을 말입니다.

그곳은 티베트 마스터들(adepts)에게만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리 그 자체보다는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리야말로 삶(Life)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다음 날 우리는 소형 오스틴 차를 타고 칼림퐁까지 운전해 갔습니다. 길의 끝까지 말입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내 친구에게 작별을 고할 때 느꼈던

그 외로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으나, 감정에 동요되지는 않았습니다.

 

나는 내 인생이라는 차의 크러치를 잃어버린 듯했으며, 혼자서는 이를 견딜 수 없을 듯했습니다.

내 친구가 이렇게 말한 것을 보면 그는 내 생각을 읽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제 나는 너를 떠나는 것이 최선의 길이겠구나.

네 안에 계신 영께서 네 인생의 남은 길 동안 너를 지탱해주실 것이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너를 창조하신 그분께서 너의 곁에 계시고,

그분께서는 모든 것들보다 위대하시지. 그분은 모든 것이기 때문이지.

 

그분은 모든 것을 다 아우르고 계신단다. 그분은 생명 그 자체이시지.

아버지께서는 당신 안에 생명을 갖고 계시며,

아들에게도 그분 안에서 같은 생명을 갖도록 허락하신다.

 

너는 그동안 홀로 서야 한다는 것을 배웠지만, 아직도 의존하려 하는구나.

다른 이에게 의존하려는 환상이 너를 계속 노예 상태에 남아 있게 하는 것이다.

너에게 도움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들에게 의존하려 할 때,

너는 의존과 분리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들이 아무리 고귀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말이야.

 

만약 네가 시작과 끝을 갖고 있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두려움도 있게 된다.

그러나 네가 이 사실에 관한 진리(the Truth)를 이해하고 있다면,

그때 너는 시작도 끝도 없는 그것을 네 자신 안에서 찾게 될 것이다.

그 밖에 다른 모든 것들은 네 주의를 산란하게 하여 무지와 환상으로 이끌게 된다.

 

실재는 남에게 의존하려는 환상에서 자유로울 때 찾아오게 된다.

만약 네가 지금 이 순간 생각-느낌-반응을 식별하고, 그것의 거짓됨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때 거짓된 그것은 너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그러면 그때 너는 우리 사이에 어떤 분리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다만 "하나"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분 안에는 분열도, 분리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현존 안에는 구별도, 분리도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분리란 결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따라서 구별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현존하고 있는 사랑의 왕국 안에 살고 있는 것이며,

이 사실을 제일 나중에 깨달은 이나, 이를 제일 먼저 깨달은 이나 다 똑같단다.

우리 모두는 지금 왕국 안에 있는 것이며, 다만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내 어깨에 팔을 올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아들아, 나는 세상이 끝난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 할 것이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돌아서서 나를 떠나갔습니다. 나는 그가 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나는 그가 돌아서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그는,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와 보았던 그 걸음 그대로 걸어갈 뿐이었습니다.

 

그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게 다 꿈인가?"

얼마나 오래 동안 거기 서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후 나는 내 꿈에서 빠져나왔으며, 그것이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내 임무가 무엇인지 자각했으며, 그 임무가 나를 어디로 이끈다 할지라도,

세상 모든 곳으로 이끈다 할지라도 그것을 이루어낼 것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지구의 모든 구석구석마다 나는 자유의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노르부를 떠올렸고,

그녀와 내 친구를 보러 삼 년 뒤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던 것이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그래.'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이는 모두 생생한 현실이야(it is all real).'

 

나는 이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나, 그 일은 참으로 일어난 것이며,

다만 어떻게 그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할 수 없을 뿐입니다.

이 모든 일들은 너무나도 척척 들어맞게 이토록 놀라운 방식으로 일어났으며,

마치 이 뒤에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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