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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5장(3)

 

 

"여러 가지 상념(想念)은 먼저 현재의식에서 제시되고,

제시된 어떤 생각이 현재의식에서 받아들여지면 그것은 이번에는 잠재의식으로 전해져서

거기서 그전부터 자리 잡고 그 사람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기성 관념, 신앙, 사상에 의해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혹은 배척되기도 하지.

 

그러나 그런 것은 참으로는 이해도 아니고 어리석음일 뿐이야.

왜 그렇게 되는가 하면, 그들은 한낱 신앙 또는 관념, 사상을

하나의 실재(實在)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지.

 

사상이라는 것의 알맹이가 혹은 환경에 따라 혹은 남의 흉내를 냄으로써

마음속에 형성되는 과정을 그들은 아직 모르고 있음이야.

여기서부터 세계의 혼란과 대립이 생겨 이윽고 전쟁의 처참한 양상으로 이어져 나가는 것이지."

 

"그렇습니다. 저는 온갖 종교와 정신운동의 지도자들이

사물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대중이 듣기 좋아하는 말들을 열을 내어 연설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대중은 거기에 환호하고 열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지한 군중, 남의 말을 새겨보지도 않는 민중들입니다.

이런 일이 지금 온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종교적 광신에 젖은 지도자들과 극단적인 국가주의, 국수주의가 오늘날 문명의 저주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깨우쳐 그 어리석음을 열어 해독을 없애야 해요.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몽매한 인류에게 크나큰 고통을 주는 원흉이기 때문입니다."

 

"자네 말이 옳네. 그런데 그중에서도 더욱 고약한 것은

그들 스스로는 증오 속에 잠겨 있으면서 이른바 '사랑의 신'에게 기도를 하는 것이야.

그런 기도야말로 미신이요, 맹신이요, 우상숭배가 아니겠는가.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깨달을 때 비로소 그들은 사랑의 신인 존재에게

올바로 기도하는 방법을 알 것이야."

 

"생명의 분리감 속에서, 사람이 모두 따로 따로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 그들은

스스로 멋대로 지어낸, 들어줄 턱이 없는 신에게 기도를 드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 도처의 사람들 틈에 기생하고 있는 거짓 예언자들의 가르침이 아니겠습니까.

 

서로 헐뜯고 이간을 일삼고 있는 종교단체마다 자기들의 종교만이 진실한 종교라고 내세우며

자기들의 종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에게는 무서운 벌이 내린다고 협박을 합니다.

그 때문에 대중은 무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당황하고 두려워합니다. 모두가 미망의 장난입니다."

 

여기서 나는 뜻을 같이하는 높은 동지를 또 얻은 것입니다.

그이와의 사이에 친밀감이 한층 두터워짐을 느꼈습니다.

 

"여기에 머무는 동안은 교사(敎師)의 법의를 입는 것이 좋겠네"하며

자주색 법의 한 벌을 내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기꺼이 몸에 걸쳤습니다.

 

"린포체 대사께서는 자네가 프라나야마와 치병에 달통한 사람이라고 편지에 적어 보내 주셨다네"

하긴 나는 세계 곳곳에서 많은 병자들을 도아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힘을 넘어선 '큰 힘'의 은총입니다. 나는 그렇게 대사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고말고." 대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무(無)임을 알았을 때 비로소 모든 있음의 전체인 '한얼(大靈)'이

우리들 속에 또한 우리를 거쳐 밖으로 나타나시는 것이지."

 

다추안 대사는 티벳어로 주석을 단 한 권의 책을 꺼내어 펼치더니 적혀있는 말을 읽으셨습니다.

그것은, "생명을 얻으려는 자는 그것을 잃을 것이요,

제 생명을 나를 위하여 버리려는 자는 그것을 얻을 것이다."라는 예수의 말씀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위대한 인류의 스승들의 말씀이 모두 실려있는데

이 말씀들이 그대로 참임을 나는 알았다네."

그리고는 대사는 갑자기 화제를 돌리셨습니다.

 

"그런데 자네는 투모(Tumo)를 배우려고 여기에 왔지? 그것은 자연의 힘과 열을 통제하는 법이지.

수행기간을 너무 짧게 잡았는데 이것은 신비과학 가운데서도 특히 어려운 것의 하나라네.

이것은 '느낌'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야."

 

"네. 저의 시간은 아주 제한되어 있습니다만 저는 투모를 바르게 이해만 할 수 있다면

실지로 그 법에 능숙해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잘 배우면 조금은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 수가 없겠군. 곧 시작하지."

대사는 나를 내실로 데리고 가서 아주 푹신한 의자에 앉혔습니다.

"자-"하고 대사는 정색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대생명만이 살아있는 것이며 육체가 대생명에서 떨어져 제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대에게는 이미 단순한 하나의 관념이 아닐 것이다.

대생명에만 의식이 있는 것이며 육체에서 나타나는 의식은

참으로는 신경계통 및 혈관계통을 거쳐 스며있는 대생명일 뿐이다."

 

인체에 대한 대사의 완벽한 해부학적 지식이 놀라왔습니다.

나는 나의 소감을 솔직히 말했습니다.

 

"투모를 수련하는 데는 그 지식이 필요하다."

"무릇 모든 형태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不可視) 질료(質料)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이 불가시의 원질이 일체의 모양 있는 것의 바탕이다. 이것을 떠난 어떤 형태도 없는 것이다.

 

이 불가시의 질료는 그것에 대한 의식을 바꿈으로써우리가 마음에 떠올린 모양으로

그것이 엉기어 굳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그 과정을 반대로 뒤집으면 어떤 형태를 이룬 고체를

원질인 불가시의 질료로 분해되게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은 의식의 훈련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감정이 끼어들어 의식의 방향을 빗나가게 하는데에 난점이 있는 것이다."

나는 주의를 집중해서 대사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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