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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 된 사람이 크게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될 열 가지 과실이 있는데,

이를 이름하여 십과라고 합니다

 

첫째, 소충을 행함은 대충의 적이라 했습니다.

둘째, 군주가 목전의 소리(작은 이로움)를 돌보다가는 대리(큰 이로움)를

잃는다고 했습니다.

셋째, 군주 된 사람의 일신에 결점이 있는데도 반성할 줄 모르고,

제후에 대하여 예를 행하지 않는 것은 몸을 망치는 원인이 됩니다.

 

넷째, 군주로서 자기의 해야 할 정치에 힘쓰지 않고 오향,

곧 현악같은 것만 좋아하고 방만한 생활을 하면

자기의 나아갈 길이 막혀 군주의 신분을 잃는 군주가 되고 맙니다.

다섯째, 군주 된 사람이 욕심이 많고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나라를 망치고 목숨을 잃는 근본이 됩니다.

 

여섯째, 군주가 여악에 빠져서 국정을 돌보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화근이 된다고 했습니다.

일곱째, 군주 된 사람이 국내를 떠나 멀리 여행하거나 수렵 등을 하며

신하의 간언을 듣지 않으면 군주의 지위는 위태로워집니다.

여덟째, 과실을 범하면서도 충신의 말을 듣지 않고 홀로 자기 멋대로 행한다면,

높은 명성을 잃고 많은 사람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아홉째, 국내에 있어서 자국의 힘을 믿지 않고 다른 나라의 힘에 의지하는 것은

나라를 침범당하는 재앙의 원인이 되는 것이라 했습니다.

열 번째, 나라가 작으면서도 강국에 대하여 예를 행하지 않는다든지

충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사직을 망하게 하는 절세,

곧 왕위를 잃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과실 1에 있어서 소충이란 무엇인가?

옛날 초나라 공왕이 진나라 여공과 정나라 언릉에서 싸웠을 때,

초나라 군사는 패하고 초공왕은 눈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싸움이 한창일 때 초나라의 사마인 자반이 목이 말라

물을 청하자 그 심부름꾼인 곡양은 술을 잔에다 부어 권했습니다.

이에 자반은 술을 마실 수 없다며 물리쳤는데,

곡양은 술이 아니라고 하며 계속 권했습니다.

 

원래 자반은 술을 매우 좋아했으므로, 더 이상 물리칠 수가 없어

권하는 대로 술을 전부 마시고는 취해버렸습니다.

이윽고 싸움은 끝이 났으나,

공왕은 계속 싸우기를 원했으므로 사람을 시켜 자반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자반은 술에 취해 있었으므로 가슴이 아프다는 핑계로

더 이상 싸울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공왕은 걱정이 되어 친히 군사를 거느리고 자반의 막사로 갔다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자반을 보고 돌아와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싸움에서 과인은 부상을 입었으므로 믿는 것이라고는 사마뿐이었다.

그런데 사마는 이렇듯 취해 있다.

그는 초나라 사직을 잊고 우리 군사를 걱정하는 마음이 없다.

이래 가지고는 과인은 더 이상 싸울 수가 없다.'고 탄식했습니다.

 

그리고는 자반을 베어 군중의 본보기로 삼았던 것입니다.

사실 곡양이 자반에게 술을 권한 것은 그를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본심은 자반에 대한 충성을 나타낸 것이었지만

도리어 자반을 죽이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소충을 행함은 대충의 적이라 일컫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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