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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 2에 있어서 작은 이로움을 돌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옛날 진나라 헌공이 우나라로부터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치려고 할 때에,

그 신하인 순식이 말하기를 '군주께서는 수극 땅에서 난 벽옥과

굴 땅에서 난 네 필의 말을 우공게게 보내 길을 빌릴 것을 구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헌공은 '수극의 옥은 우리 조상의 보배이며 굴산의 명마는 과인의 준마이다.

만약 우공이 나의 선물을 받고도 길을 빌려주지 않는다면

그때는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하고 물었습니다.

 

순식은 대답하기를 '우왕이 우리에게 길을 빌려줄 생각이 없다면

그 선물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선물을 받고 우리에게 길을 빌려준다면

우리는 장차 우를 멸망시켜 그것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배를 준다 하더라도, 이것은 국내의 창고에서 옮겨 국외의 창고에

잠시 맡겨두는 셈이 되고, 말은 국내의 마구간에서 국외의 마구간에 

옮겨놓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니 왕께서는 마음 쓰지 마십시오.'라고 했습니다.

 

헌공은 이 말을 받아들여 순식을 사자로 삼아 수극의 벽옥과

굴에서 산출된 네 필의 말을 우공에게 보내고 길을 빌려달라고 청했습니다.

 

우공은 자기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그 벽옥과 말을 받고 길을 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신하 궁지기는 이렇게 간했습니다.

 

'진나라의 요구를 들어주어서는 안 됩니다.

우와 괵 두 나라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서, 우리나라 곁에 괵나라가 있는 것은

수레의 보(수레의 양쪽에 있는 덧방나무)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보는 수레에 의해서이며, 수레 또한 보에 의하여 그 용도를 다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와 괵의 형세가 바로 이러하니 만약 진나라에 길을 빌려준다면

괵나라는 멸망할 것이요, 우리나라도 장차 멸망하게 됩니다.

원컨대 그들의 요구를 물리쳐 주십시오.'

 

그러나 우고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끝내 진에게 길을 빌려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순식은 우를 거쳐 괵을 치고,

다시 3년 후에 군사를 일으켜 우를 정복했습니다.

그리고 순식은 우나라에 뇌물로 보낸 말을 되찾고

벽옥도 손에 넣어 헌공에게 바쳤습니다.

 

헌공은 '벽옥은 이와 같이 옛 그대로이고 말은 다른 사람의 손에 키워져

이렇듯 장대하여졌구나'하고 기뻐했습니다.

 

우공의 군대가 패하고 땅이 깎인 것은 작은 이익에 사로잡혀

그 해를 헤아리지 못한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소리(작은 이로움)를 돌보다가는

대리(큰 이로움)를 잃는다고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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