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4)
그렇습니다. 바로 그대로입니다. 나는 잠시 절실한 느낌에 젖어들었습니다.
분명히 '남'은 나의 '거울'이고, 그 거울속에 우리는 우리들 스스로를 비춰보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티벳을 여행하면서 이른바 유쾌한 것도, 불쾌한 것도 조금씩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대가 불쾌한 것 때문에 마음의 평정을 잃는다면
그대는 그것에 맞서고 있는 것이며 이미 자유롭지 못하다.
사랑이 있으면 어떤 사실을 보아도 반발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그대에게는 이 사랑의 능력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안 그렇다면 나의 아들이여, 그대가 여기에 올 턱이 없다.
'말'을, 곧 만트라(眞言)을 외워대는 사람도 있으나 그런 것으로 마음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있던 것마저 사라지게 하고 만다.
가슴(心情)은 마음이 멋대로 이리저리 가짜를 만들어 내지 않을 때에만 채워질 수가 있는 것이다.
마음이 서로 엇갈리는 온갖 생각, 관념, 사상 또는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게 될 때
비로소 가슴은 사랑으로 생생히 살아나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사람은 상대방의 손을 쥐었을 때의 그 따스함,
그 흡족함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안다.
사랑은 영원하고 완전하기 때문에 저항을 모르며 또 두려움이 없다.
왜냐하면 그대는 영원한 사랑이 채워져 있고 신은 사랑이며 신만이 있기 때문이다.
신을 싸 감추고 있는 것은 마음이 멋대로 만들어낸 것들에 불과하다.
나의 아들아, 이제 여태까지의 미망이 그대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있음이 내게는 보인다.
이사야서 65장 17절은 이렇게 말한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고."
이 말씀을 끝으로 대사는 감았던 눈을 뜨셨습니다.
그것은 아득하게 저 멀리를 바라보는 눈길이었습니다.
대사께서 머지않아 그 육체를 원래의 질료로 되돌려
해소해 버리시라는 것이 겨우 나에게도 납득이 갔습니다.
린포체 대사는 진정 신의 마음속에 들어 있어 그 넋은 일체의 욕망에서 해탈했고
영적인 것 그리고 물질적인 것에 대한 갈망이 이미 그쳤으며,
스스로가 그대로 생명 그것임을 알고 있고 '실재 참'을 이미 발견하셨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대사는 일어서시더니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말없이 자리를 뜨셨습니다.
그로부터 온종일 나는 홀로 두어졌습니다.
린포체 대사와 나의 스승이 일부러 나를 떼어놓은 것입니다.
그것은 내가 나의 힘으로 문제를 풀게 하기 위해서임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내가 기회 있을 때마다 질문을 던지면
그분들은 전혀 상대를 하지 않는 태도로 나오시는 일이 흔히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야 그런 질문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를 깨닫지만
그러나 그 당시에는 묻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심정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나에게는 그런 질문의 내용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도 대사와 같은 태도를 취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질문을 하는데 대답을 해주지 않은 것은
매우 냉정하고 실례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질문자를 냉대하거나 업신여기기는커녕,
오히려 그럴 때는 깊은 사랑이 나의 가슴을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대답을 해 준다면 질문자에게 진리 그것에서는 동 떨어진 이미지를
보태어주는 결과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이미 이런 사정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대답을 해주면 그것은 그저 또 하나의 관념을 보탤 뿐이며,
마음이 이미 만들어낸 온갖 허구, 신앙, 편견, 공포 따위에서
마음 자체를 해방하는 일을 방해할 뿐이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사실은 사실입니다. 사실은 신앙이 아니며, 신앙은 사실이 아닙니다.
과학상의 질문에는 대답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사실을 발견하는 방법을 일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에 대한 신앙은 사실 그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실에 대한 신앙은 결코 사실 그것을 나타내 보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분명히 깨달았을 때 나는 질문하기를 그쳤던 것입니다.
'히말라야를 넘어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6) (0) | 2023.05.16 |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5) (0) | 2023.05.16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3) (0) | 2023.05.15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2) (0) | 2023.05.15 |
[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3장(1) (0) | 2023.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