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10장(2)
"과연 그렇군요. 시드니의 벨리씨 댁에서 심령 실험의 모임을 가졌을 때
물품을 원거리에서 끌어오는 실험을 본 일이 있습니다.
그때 원거리에서 이동시켜 온 물건 가운데 제가 지금도 지니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일에 대해서는 오래지 않아 은자님과 직접 만났을 때 더 자세한 가르침을 받게 될 것이네.
은자님은 일반적으로 저 위대한 머라레파 대성자와 같은 수준에 계신 분이라고 여겨지고 있다네"
"그렇다면 정말 하루라도 빨리 가 뵙고 싶은데 언제가 될까요?
아시다시피 저는 티벳에 머물 기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요. 정말 세월이 살과 같습니다."
"내일 출발하기로 하세" "당신께서 같이 가 주시니 참 마음이 놓입니다.
저 혼자서라면 아무래도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미개한 땅에서는
혼자서 먼 길을 간다는 것이 별로 즐거운 것만도 아닐 터이니까요."하고
나는 정직하게 속을 털어 놓았습니다.
"나도 자네와 같이 가는 것이 기쁘다네"하고 스승은 나를 안심시켜 주면서,
"너무 긴장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가도록 해야지.
아무튼 이 여행은 상당히 힘든 것이 될 터이니까.
편한 길이라면 벌써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든 드나들었을 터이지만
정말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고 그렇기 때문에 은자님은 거기를 선택하신 것이라네"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우리들은 출발했습니다. 단 둘이서만 가는 길입니다.
처음부터 둘만이 길을 떠나기로 한 이유는 도중의 어려움과 또한 둘 이외의 보조자를 데리고 간다 해도
그 가장 거룩한 곳으로 받아들여질 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식량은 모두 가면서 어떻게든 조달하기로 하고 만사는 하늘에 맡기기로 한 것입니다.
이른 아침 우리는 건체를 향하여 활기차게 출발했습니다.
얼어 붙을 것 같은 바람이 쵸모리하리 산꼭대기에서 울부짖으며 쏟아져 내려옵니다.
그 산은 아직 구름에 싸여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가는 땅은 아주 메말라 돌멩이 투성이인데
그래도 야크가 몇 마리씩 여기저기서 먹이를 뒤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체 먹을 것이 무엇이 있는지 이상했습니다.
나의 스승은 에베레스트 탐험대들이 흔히 지나는 길을 가리키면서,
"우리는 건체까지는 통상로를 따라가고, 거기서 왼편으로 꺾어 참포강
(그곳 버돈 지방에서는 그 강을 브라마프트라 강이라고 함)에 닿아
거기서 야크 가죽으로 만든 배를 입수하기로 하지"하고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나의 스승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날 저녁 무렵 우리는 드첸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깨끗한 물이 고인 호수로 내려갔습니다.
그 호수 건너에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웅장한 산맥이 병풍처럼 솟아 있었습니다.
우리 둘은 잔잔한 물속에 뚜렷이 보이는 물고기들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이 고요함도 얼마나 갈까?"하고 나는 문득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더구나 이렇게 깊은 산간에서는 언제 맹렬한 폭풍이 불어 닥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야영 준비를 하고, 저녁밥을 먹고 나서 해지는 모습을 보러 나갔습니다.
호수 수면에 비치는 저녁노을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완전한 정적 속에서 수면에 산줄기가 모습을 뚜렷이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그 풍경을 한 장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수면에 비친 것이 진짜 산줄기인지 솟아있는 산줄기가 진짜인지 분간이 잘 안 되는 풍경입니다.
뭔가 화제를 만들어 나의 스승의 말씀을 끌어내려고 나는 이렇게 말을 꺼냈습니다.
"이곳이 미국이라면 1년만 지나면 벌써 관광지로 만들어 놓겠지요."
"그렇지, 세상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그저 법률이나 규칙이나 신조나 독단을 만들어내는
객관 세계밖에는 알지를 못하지. 그들은 인공의 세계밖에는 모른단 말이야.
그렇게 인공적인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인공적인 것만 알고
대자연까지도 자기들의 틀에 맞추어 바꾸어 놓으려 한단 말이야.
자기들이 만들어 낸 것에 사로잡혀서 '창조되지 않은 것'의 창조성을 잃고 만단 말이야"
이렇게 말할 때의 스승의 모습은 이미 린포체 대사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 그 뜻을 내가 옳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천히 또박또박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대 생명이 어떤 형태를 취하여 현현하든 대 생명 그것에는 아무 변함이 없다.
이것을 완전히 알았을 때 대 생명의 창화작용(創化作用)이 자네의 내재 실상(內在實相)이 된다.
형태는 이 살아있는 에너지의 현상적 모양일 뿐이다.
꽃잎 하나를 따 보아도 '그것'은 거기에 있다.
그리고 또 자네가 손에 쥐는 한 움큼의 흙에도 그것은 실재한다.
그렇다면 세계는 이미 감옥이 아니다. 왜냐하면 공기가, 하늘이, 그 발랄한 실존을 계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 잘 들어보게. 만약 내가 말하는 것이 자네에게 뭔가 가치가 있다면
자네는 그것을 깊은의식상태에서 체험해야 하는 것이야.
그저 예사로운 관념 구조가 아닌 생생히 살아있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네가 자신의 마음에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버렸을 때 비로소 그렇게 된다.
더구나 자신의 미망을 깨달았을 때 자동적으로 그것은 이루어진다.
그때 비로소 마음에서 만들어냈던 모든 허구들이 진리는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우리가 만약 이것을 한낱 지적인 논리로 그치고 만다면 자네는 그것을 체험하지 못할 것이며,
몸속에서 일어나야 할 변성(變性)을 겪지 못하고 만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네가 물질에 관하여 마음속에서 만들어냈던 갖가지 관념이 문제라는 것을 알면,
물질의 견고성(堅固性)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그것이 의식의 진화에 장애가 된다는 사고방식이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물질이란 '드러나지 않는 것'의 나타남임을 깨달았을 때,
자네는 자신을 한정하고 있는 그와 같은 관념의 허구로부터 자네 자신을 해방할 것이다.
그리고 자네에게는 전에는 한정하는 것일 뿐이었던, 그러나 실은 한계가 없고 거칠 것이 없는,
우주 전체를 그대로 나의 무대로 하는 대자재를 맛볼 것이다."
나의 스승은 여기서 말을 멈추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마음속에서 어떤 변화가 저절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잠시 후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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