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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10장(5)

 

"편견을 지닌 자아로 맺는 인간관계에는 항상 모순이 따른다.

그러나 지기의 미망을 분명히 볼 때 사람은 자기 안의 '무한한 것', '사랑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때 그의 애정은 집착에서 풀려나고 탐욕에서 벗어나

그것이 나타나는 모습은 영광 찬란한 모습일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의 이웃이 실은 자기 자신밖에 아무것도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아주 작은 자에 대하여 너희가 하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나(신)에 대하여 하는 일이다.'라는 말은 진리다."

 

침묵이 우리 둘을 에워쌌습니다. 그 침묵 속에서 안으로부터의 변성의 움직임이

잔잔히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미 나는 나의 스승과 처음에 만났을 때의 내가 아니라

실상(實相)의 개현을 막고 있었던 것이 씻겨 내려갑니다.

지금 이 순간에 나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야말로 틀림없는 그 변성인 것입니다.

 

그 기쁨…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요! 이미 여기저기 하고 불안 속에서 찾아다닐 것이 없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를 짓눌러온 짐에서 이제야말로 해방된 것입니다.

그날 밤 나는 해탈의 단잠을 즐겼습니다. 참으로 해탈한 자의 단잠을 사람들은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체험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아직도 갈 길은 까마득 했기에 우리는 해뜨기 전에 일어났습니다.

태양이 떠오를 무렵에는 이미 그 빛 쪽으로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항상 해뜸과 해짐의 전경에는 말할 수 없는 감각을 맛보아 왔지만,

그날 아침은 더더구나 모든 것이 아름답고 평화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하늘은 끝없이 맑고 푸르고 부드러운 구름이 한 장의 모포처럼 퍼져 골짜기를 덮고 있습니다.

춥습니다. 언제 어느 때 바람이 일고 폭풍이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산들바람도 없습니다.

그날은 둘이가 라마승의 법복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많은 라마승들이 왕래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민들이 만날 때마다 경의를 표하도록 되어 있는 높은 지위의 라마승들이 입는,

별나기는 하지만 티벳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법복을 입었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그다지 받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자네, 오늘의 여정을 두배로 잡을 수 있겠는가?"하고 스승이 나에게 물었습니다.

"네, 있고 말고요. 이젠 아주 기력이 강해진 느낌이 드니까요."하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나는 그 사이에 군살이 모두 빠져 조금 마르기는 했지만 근육은 강철처럼 강인해져 있었습니다.

 

"과연, 무척 체력이 세어진 것을 나도 느낀다네"

"그렇겠지요, 이렇게 줄곧 산을 넘고 고개를 넘노라면 약해질 수야 없지요.

덕분에 이젠 아주 전문가가 되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거의 모든 짐을 오크 계곡에 놓고 왔기 때문에 가벼운 몸으로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꼭 필요한 것만 바랑에 넣어 짊어지고 걸었습니다.

수백 마리의 야크와 산양이 아침 먹이를 뜯고 있는 호반을 따라가다가

호수가 끝나는 곳에서 또 하나의 강줄기에 이르렀습니다. 강 건너 퍼진 골짜기입니다.

 

거기에는 시커먼 천막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아츠리카의 사나운 원주민들 비슷한 이곳 유목민의 천막입니다.

주위에는 야크와 양들이 무리지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계곡 평지에 내려가자 유목민들이 몰려와 우리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나의 스승은 그들을 골고루 축복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관습대로 그들과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촌락이나 유목민 무리와 만날 때 마다 도처에서 '환영'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성가신 대접을 받았습니다.

나의 스승과 같은 분이 함께 같은 천막에서 잠이라도 자 준다면

거기가 그대로 신성한 곳이 되는 그런 풍습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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