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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10장(6)

 

"이 유목민들은 온 티벳을 방랑하며 야크의 털로 짠, 보다시피 이렇게 큰 검은 천막을 치고 산다네

그들의 살색이 검은 것은 그들이 불을 땔 때 나오는 연기 때문이고,

땔감은 대개 야크의 똥과 마른풀이고 그것을 천막 안에서 땐다네"

 

"텐트에 불이 붙지는 않는가요?"

"아니 천막 한 가운데서 불을 때니까. 그들은 불을 피워놓고 그 둘레에서 잠을 자는 거야"

스승의 말로는 우리의 앞길이 아직도 멀어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유목민들의 우두머리인 추장이 뭔가 모르지만

투명한 마실 것(나에게는 물처럼 보였습니다.)을 나에게 내놓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무심코 그것을 받아 마셨습니다. 갑자기 온몸에 불이 붙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서숙과 보리로 만든 술이었습니다. 손가락 끝까지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는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도 이것을 조금 가지고 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럴 필요 없어. 앞으로 이런 것은 얼마든지 있다네.

더구나 자네가 아직 이런 술에는 익숙하지 않은데 가지고 간다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닐 것이야"

 

난생 처음 한 모금 맛본 술이었지만 영국의 위스키보다 독한 것 같았습니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혼자 웃었습니다. 보통 위스키는 물을 섞어서 마시는데,

아버지는 누구든 위스키를 권할 때마다 함께 물을 내놓으며

"물은 위스키 속에 이미 들어있지"하고 웃기가 일쑤였습니다.

 

의사에게 진찰을 받으러 간 어떤 스코틀랜드 사람의 우스개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찰이 끝나고 의사가 말하기를, "맥퍼슨씨, 위스키는 이제 끊어야 하겠군요."

맥퍼슨이 일어나 방을 나가려 하자 의사가 그를 불러 세우고,

"맥퍼슨씨 당신 뭔가 잊은 것이 없습니까?" 했습니다.

 

맥퍼슨이 대답하기를 "아니오 잊은 것이 없을 텐데요?"

"아니 있지요, 나의 충고 대금 3기니어의 지불을 잊었지요."

"아 그거요, 뭐 나는 당신의 충고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요."

하고 맥퍼슨씨는 커다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그 검은 천막들은 춘하추동 줄곧 유목민들의 유일한 주택입니다.

그들의 의복은 야크의 털과 양털을 손으로 짠 것이며,

어떤 사람은 털이 있는 대로의 양가죽 한 장을 몸에 걸치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의복에는 온통 쇠기름이 더덕더덕 두껍게 발라져 있고,

새 옷을 입게 되면 먼저 썩은 야크 버터를 잔뜩 바르며 그것을 또 온몸에 바른다는 것입니다.

 

마시는 물 이외에는 어떤 때에도 물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옷이나 살갗이 어떨까는 독자들도 상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들이 먹는 고기는, 보통은 남아프리카에서 흔히 보는 말린 고기입니다.

날고기를 햇빛에 말린 것입니다. 천막 속에는 그 말린 고기가 즐비하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유목민들은 콩이나 옥수수, 보리를 재배하며 야크, 산양, 면양, 노새, 당나귀의 큰 무리를 거느리고,

대개 몇 마리의 털이 많은 티벳조랑말도 기르고 있으며,

그들이 무리 지어 사는 광경은 정말 재미있는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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