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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12장(4)

 

 

우리는 통행 검문 따위의 일로 티벳의 정부 관리들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라사에 있는 포탈라 사원(the Potala)을 방문한 후 계속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수도원장들은 우리의 결정에 놀랐었는데, 그들에게 있어 정부의 관리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는 그저 시간 낭비일 따름이었습니다.

 

우리가 라사로 이어지는 관문(gateway)에 도착하자

길가를 따라서 앉아있는 거지떼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돈을 받기를 바라며 고맙다는 인사의 상징으로 혀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이 거지들은 나름대로 전문가였으며 구걸 이외에는 다른 어떤 일도 하려고 들지 않았습니다.

 

내가 [히말라야를 넘어서 1부]에서 말했듯이, 그들은 산적(bandit)들의 감독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도둑질과 구걸하는 일이이야 말로 신사의 직업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라사의 변두리에서 보니, 포탈라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금색 지붕들로 인해 장엄해 보였습니다.

포탈라는 거대한 바위 위에 매우 오래 전에 세워져 우뚝 서 있었고,

아메리카 대륙이 알려지기도 훨씬 전에 건물의 높이는 17층이나 되었습니다.

아마 온 세계를 통틀어 포탈라는 단독 건물로써 가장 큰 건물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출입허가증을 들고 포탈라로 갔습니다. 이 당시 티벳은 섭정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달라이 라마는 인도에 있는 다즐링(Dajeeling)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 당시 목숨이 위험하여 망명하였던 것입니다.

 

나는 그곳에 있는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다 보았는데,

그중에는 신비의 정원, 달라이 라마의 무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내가 특히 관심을 갖고 본 것은 그들의 종교를 이루고 있는 것들로써,

달라이 라마의 옥좌와 그 밖의 다른 것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나는 종교의 본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모든 것들이

종교적 감흥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지에게 동전을 던져 줌으로써 그 문제를 다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자선(charity)이라 부르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이 대단하고 숭고한 사람이 된 듯 느낍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이 고상한 행위인가요?

과연 우리 모두는 인간이 소외되는 이 비극을 내버려 두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해 책임이 없는가요?

우리는 늙은 사람들, 눈먼 이들, 불구가 된 이들, 병에 걸린 이들을 날마다 봅니다.

또한 우리는 돌로 지은 이 웅장한 건물들, 그 안은 각종 보석으로 휘황찬란하게 장식되어 있는

이 건물들과 그 바깥에 있는 이 불편한 모습들을 (날마다) 봅니다.

 

그러나 이 생명들은 섬뜩하리만치 비참한 자신의 고통 속에서 썩고 죽어가도록 내버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가슴에 깊은 인상이 박히지만,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이 비참함에 대해서는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조직화된 종교 역시, 이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였고,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이 사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떳떳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라사는 거지들의 도시요, 오물의 도시요, 음모의 도시입니다.

이곳에는 위생에 대한 관념이 아예 없으며,

남자건 여자건 길거리에서 개들처럼 웅크리고 앉아 볼 일을 봅니다.

그나마 추운 날씨 덕택에 전염병이 퍼지지 않는 것입니다.

 

죽은 개들이 길 위에 늘어져 있으며, 살아 있는 개들은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야위었고

온몸에 종기가 가득했습니다. 나에게 총이 있었다면, 저 비참한 동물들을 총의 방아쇠를 당겨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고 싶었습니다. 죽은 개들은 살아 있는 개들의 먹이가 되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것들이 개들이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먹이였기 때문입니다.

 

새끼 강아지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걷기 조차 힘들어하는 심하게 야윈 어미개의 배에서 태어납니다.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이라 부르는 곳들 중 하나라는 곳에서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비참한 광경입니다.

 

모든 종류의 생명체, 심지어는 인간 생명에 대해서도

경시하는 풍조는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그들의 "죽은" 종교 예식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붓습니다.

그러나 자신들 주변에 있는 생명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그곳에는 가장 원시적인 의료용품조차도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우리는, 죽은 달라이 라마들의 시신 위에 세워진 웅장한 건물들과

금색 지붕을 한 사원들 등 많은 것들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가장 기본적인 친절함조차도 부족합니다.

이런 종교들 안에 과연 사랑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요? 결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종교라 할지라도, 거기에는 차가운 교리만이 있을 뿐 어떤 사랑도,

어떤 생명도 그 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대부분 여자들이 운영하는데, 마굿간(stall)을 그대로 쓰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실상 그곳에서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사업을 운영하는데 더 낫다고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체국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영어를 할 줄 아는 한 라마승을 만났습니다.

그는 인도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나는 요한네스버그에 살고 있는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나의 소중한 벗, 댄 원버그에게 편지를 부쳤습니다.

그의 아내 테디는 지금도 그때 받은 편지를 간직하고 있으며,

그 편지를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물품 중 하나로 여기며 보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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