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13장(2)
그것은 주변 환경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그저 거기에 갖다 놓은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나무들과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들, 근처에 있는 호수,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금빛 지붕,
반짝이는 별들, 라마승들이 입을 모아 기도하는 소리,
거대한 징들이 깊게 울려 퍼지는 소리와 총하의 소리, 그리고 수 백개의 작은 종들이 딸랑거리는 소리,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내 가슴에 벅차올랐으며,
이는 지우려야 지울 수 없고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어 영원까지 살아 있을 것입니다.
내 친구는 많은 관리들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날 우리가 포탈라 사원 내의 여러 곳을 돌아다녀도 된다는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그토록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보았기 때문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들만 언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달라이 라마의 아름다운 방들입니다.
금으로 만든 수많은 불상과 금으로 만든 부조(golden facing)와
모노그램(monogram : 두 개 이상의 글자를 한 글자 모양으로 도안화한 글자. 합일 문자合一文字)과
돋을새김으로 장식된 금붙이들이 방의 벽을 장식하였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권좌(throne)가 있는 방은 금으로 천장이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금빛 실크실로 짠 브로케이드(brocade : 아름다운 무늬를 넣어 짠 직물),
깊은 보라색과 금색빛들, 이 모든 것들이 장인들의 손에 의해 절묘한 모습으로 어우러졌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무덤에는 수 백개의 금과 은으로 만든 잔과 그릇, 금과 은으로 만든 불상,
벽에 붙어 있는 금으로 만든 부조, 상자에 박혀있는 절묘한 세공품들,
그리고 그 안에 각종 보석으로 장식된 불상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다 보니, 죽어 부패하는 몸을 위한 집을 짓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낭비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은 내 숨을 탁 막히게 했습니다. 그와 같은 것들은 전에 결코 본 적이 없지만,
생각하건대 다시 보려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갇혀 있는 재산은 그 누구에게도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달라이 라마의 둥근 무덤 바깥쪽은 금판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나는 확신하건대, 이 무덤 하나에서만도 수 백만 파운드에 맞먹는 금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계가 있었고, 이 값비싼 유적들을 둘러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을 떠나 다음날 아침에 잠사르로 길을 나섰습니다.
우리는 그날 저녁에 트락체(Tragtse) 수도원에 도착했습니다.
이 수도원은 산중턱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수도원이 눈으로 보이는 반경에 들어섰을 때 나는 내 친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바위 위에 저렇게 높고도 웅장한 건물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저 육중한 목재들과 돌들을 올려다 놓을 수 있던 것일까요?"
나에게 이 일은 인간의 노력을 넘어선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이었습니다.
내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지금 자네가 보고 있는 저 건물은 지은 지 600년이 넘었지만 오늘날까지도 처음 지었을 때처럼
견고하게 서 있지. 앞으로 600년이 흘러도 오늘날처럼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참으로 놀랄 만한 선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쉬 림포체(Geshi Rimpoche)가 우리를 만나기 위해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분명 내 친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으나 나에게까지 그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깊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온화한 얼굴을 나는 보았는데,
그 모습은 마치 "결국 내가 다시 네 앞에 여기 이렇게 서 있게 되었단다."라고 말하는 듯하였고,
내 가슴은 기뻐 뛰었습니다. 그를 다시 보는 기쁨 때문에 나는 그동안 느껴왔던 피로를 싹 잊었습니다.
우리는 그날만 15 마일(24km)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제야 내 친구가 계속해서 서둘러야만 한다고 말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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