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13장(3)
수도원의 정문에 이르렀을 때, 수도원장이 나와 우리를 환대해 주었습니다.
그는 키가 컸으며 어깨가 벌어진 사람으로서 짐작하건데 55살은 되는 듯했습니다.
그가 환하게 웃자 완벽하게 가지런한 치아가 보였습니다. 그의 얼굴은 친절함 그 자체였고,
그의 이마는 그가 대단한 지성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내보였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참으로 깊으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아쉽게도 그는 티벳말만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그로부터 나오는 온화한 기운을 느꼈으며,
게쉬 림포체가 나를 위해 사전에 그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 친구는 여기서 다시 한번 통역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나는 티베트 말로 오가는 대화의 일부분은 파악할 수 있었지만,
아직 대화를 완전히 따라가기에는 무리였기 때문입니다.
대화 중에 잠깐 잠이 들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내 친구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저녁을 먹을테고, 식사 후에 자러 가면 된다네.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세."
너무 피곤해서 많이 먹지도 않았습니다.
수도원장의 침실로부터 떨어진 작은 방에 마련된 아늑한 침상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이 되어서야 눈을 떴습니다.
전날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그날 아침에는 마치 약기운이 도는 듯했습니다.
혹시 그대도 이런 건강한 피곤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요?
누워서 잠을 자는 것 말고는, 심지어 옷도 벗지도 않고 오로지 잠 이외에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그런 피곤함을 말입니다. 그날 밤 내가 그토록 피곤했던 것입니다.
라사에서 이틀 간의 여정은 일주일에 맞먹을 듯싶습니다.
그리고 게쉬 림포체를 다시 만나는 것 자체가 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게쉬 림포체가 티베트 말로 수도원장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내 아들은 지금 무척 피곤하여, 휴식을 반드시 취해야만 하네."
나는 내가 그토록 피곤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랐고, 나는 그 말을 듣고 기꺼이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나는 단단히 잠들어 버렸고
다음 날 아침 총하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깰 때까지 밖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우리 모두는 수도원장의 숙소(quarters)에서 함께 아침을 들었으며,
저 아래에 펼쳐져 있는 계곡을 내려다 보기 위해서 바깥으로 나섰습니다.
나는 정말이지 여기서 하루를 꼬박 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고,
내 친구에게도 내 바람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대답했습니다.
"나도 기쁘단다. 게쉬 림포체도 우리가 그와 함께 하루 더 지내기를 바라고 있으니까 말이야."
나는 물었습니다. "그분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시게 된 건가요?"
내 친구는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분은 너를 무척 아끼고 있단다. 그가 이 먼 거리를 여행해서 온 것도
순전히 너를 보기 위해서이지." 바로 그때 게쉬 림포체는 우리가 있던 곳으로 왔습니다.
그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나를 여기서 보게 되서 놀랐나 보지?"
나는 그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어제 계곡을 올라오면서 당신이 제 마음에 너무나도 강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여기 있는 제 친구에게도 그렇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 친구는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미소를 지으실 뿐 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다시 대사님을 보게 되었을 때 제 가슴은 기뻐 뛰었습니다."
나는 이보다 더 낫게 말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건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내 가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도 이를 알고 있었는데, 내가 말을 하는 동안 그이로부터 갑작스레 따뜻한 광채가 나와,
전기처럼 나를 통과하는 듯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리로 가서 앉자." 그는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캬추(Kya Chu) 강이 토빙추(Tobing Chu) 강으로 합류되는 계곡과
마주하는 곳에 있는 정자(alcove)로 올라갔습니다.
거기서 보았을 때 강물은 어떤 부분에서는 부드럽게 굽이쳐 흘렀으나
다른 부분에서는 강물이 바위들을 향하여 질주하며
하얀 물보라를 대기 중으로 뿜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수도원장과 내 친구는 활기차게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쉬 림포체와 나만 따로 남겨졌습니다. 게쉬 림포체는 말했습니다.
"내 일생의 과업을 통하여 얻게 된 좋은 모든 것을 너도 역시 갖게 되길 참으로 원한단다.
나는 네가 거짓인 모든 것을 보기를 바라는데,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 너는 참인 것을 알게 될 것이야."
나는 대답했습니다.
"예, 제가 대사님(you)을 떠나고 난 후부터 줄곧 제 마음은 변화되는 상태를 겪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마음에 있는 그 무엇도 진리를 드러낼(reveal)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관념도 어떤 경험도 심지어는 수 세기를 걸쳐 축적되어 온
지식들조차도 진리를 드러낼 수는 없습니다."
"내 아들아, 그건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는 말했습니다.
"마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진리란 마음 자신이 투사된 것에 지나지 않지.
그런데 그것은 진리가 아니거든."
그때 나는 그가 그리스도의 요가에 대한 말을 계속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런 내 생각을 알아차렸음이 분명한데,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할 때면 늘 말하던 방식으로
이내 그는 눈을 감았기 때문입니다. 곧 그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고,
그가 말하는 단어 하나 하나는 모두 나를 변화시키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저 그가 말하는 것들만 듣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myself)을 이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여 들었는데,
그것은 자아가 실재를 가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말할 때 그의 목소리는 음악처럼 들렸습니다.
그대가 내가 쓴 책, [히말라야를 넘어서 1부]를 전에 읽어보았다면,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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