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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명상, 마음공부] 히말라야를 넘어서 24장(1)

 

머리 위로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짙푸른 빛을 내며 맑았으며,

수백만 개가 넘는 별들이 하늘이라는 판 위에 돋아 있는 듯 반짝이며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산과 계곡은 겨울눈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매혹적이며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산들이 짙푸른 아침 하늘을 배경으로 도드라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으며,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파수꾼과도 같았습니다.

 

산들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듯 보였으며 내 손을 뻗으면 거기에 닿을 수 있을 듯 했습니다.

눈을 이불로 삼아 덮고 있던 계곡과 빙하 전체가 잔잔한 햇빛을 받아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나는 거기 서서, 해가 떠오르면서 내보내는 첫 햇살들이

뉘블룽 리충 산 봉우리에 부딪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점점 더 많은 햇빛이, 몇 주 전에 내가 올라가 뿌듯했던 그 산봉우리에

점점 와 닿을수록 별들은 희미해져 갔습니다.

산들 뒤편으로 해가 점점 솟아오르더니 이내 햇빛은 우리 안식처의 현관까지 들어왔습니다.

 

나는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는데, 내 마음은 여기서 일어났던 아름다운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거기에 서 있으면서,

태양의 짙붉은 광선이 시나브로 오렌지 빛으로 색깔을 바꾸는 그 놀라운 광경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있던 모든 산봉우리들은 햇빛을 반사하기 시작하였는데

마치 불에 타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해에게서 나온 첫 햇살이 우리의 안식처로 들어오자

나는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내 친구가 거기 서 있었습니다.

그는 내 어깨에 그의 팔을 두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여행이 이와 같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단다. 오늘 아침처럼 말이야.'

 

나는 말했습니다.

'그 말씀을 언제나 기억하겠습니다. 지금 저로서는 스승님(you)을 떠날 수밖에 없고

저에게 그토록 소중한 그 모든 것들을 두고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슴 저립니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히말라야를 넘어서,

지금은 너무나도 멀리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더라도

당신께서는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실 거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친숙한 징(gong) 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그것은 노르부가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우리를 부르는 신호였습니다.

그 소리는 계곡 위 아래로 울려 퍼졌고 곧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는데

마치 산들이 웅웅거리며 "가지 마라, 가지 마라" 말하는 듯했습니다.

 

잠시 후 노르부는 우리가 서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녀는 환하게 빛났습니다.

다소 차가운 공기를 쐬어서 그런지 그녀의 볼은 장밋빛(rose-pink)으로 붉어졌는데,

그녀에게 딱 들어맞는 빨간색 모직 조끼와 잘 어울려 그녀에게 이를 말해주었습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거 봤어요?'

'그럼요.' 그녀는 말했습니다. '당신 뒤편에 서 있었는걸요.

그런데 워낙 깊은 생각에 빠져 계신 것 같아서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랬군요. 노르부. 하지만 당신도 제가 보고 있는 이 아름다운 경치의 한 부분인 걸요.

당신은 이곳과 정말로 잘 어우러지고 있어요.

산들이며, 계곡들이며, 은빛 달이며, 별이며 그리고 당신(Norbu).

나는 이 추억 가운데 당신을 담아놓았어요. 그리고 내 가슴 안에서 당신을 언제까지나 기억할게요.'

 

사랑스러운 그녀의 큰 파란 두 눈에서 눈물이 넘쳐흘렀으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녀의 얼굴은 행복에 가득 차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가슴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가 가슴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있었습니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마을의 지도자인 다스 체링(Das Tsering)이 조랑말들과

내가 검은 왕자라고 이름을 지어준 검은 수말을 끌고 우리 안식처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이 말을 본래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하리라.

그리고 노르부의 아버지께서도 그녀가 라사를 갈 때 타고 갔던

아름다운 밤색 암말을 데리고 올라왔습니다.

 

그 말은 혈기 왕성했으며 노르부를 보자 반갑다는 듯이 고삐를 자기 쪽으로 잡아끌었습니다.

내 친구는 그의 친근한 하얀색 조랑말을 택했으며,

페데 드종(Pede Dzong)에서 짐을 나르는 용도로 고른 비상용 조랑말을 그 뒤로 끌고 갔습니다.

다스 체링은 커다란 갈색 조랑말을 탔으며, 그 뒤로 짐을 나르는 노새를 끌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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