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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나라도 영원히 강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또 영원히 약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 나라의 법을 관장하는 중요한 지위에 있는 자가 강하고 곧으면

그 나라는 강하게 되지만, 이에 반하여 법을 받드는 관서의 중요한 지위에 있는 자가

약하여 그 법을 엄하게 지키겠다는 결심이 없으면 그 나라는 약해지는 것입니다.

 

그 실례를 들어보면, 초나라 장왕은 대단히 활동적인 군주로서

작은 나라를 병합한 것이 26개국에 이르렀고, 개척한 땅이 3000리나 되었습니다.

이 장왕의 시대에 있어서의 초나라의 세력은 대단한 것이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자 초나라는 대번에 쇠약해졌습니다.

 

그리고 제나라 환공은 오패의 첫 번째로 꼽히는 사람으로서,

작은 나라를 병합한 것이 30개국이며 개척한 땅이 3000리나 되었는데,

(환공의 시대에는 천하의 제후가 거의 제나라에 귀복했다.)

그가 죽자 제나라도 거의 망할 지경에 이를 만큼 쇠약해졌습니다.

 

연나라의 소왕은 그 영토를 확장하여 황하를 국경으로 삼고,

계 땅을 수도로 하였으며 탁의 방성을 요새로 하여 외적의 내습을 대비했습니다.

그리하여 제나라에 대해서도 큰 타격을 주고 중산 지방을 평정하여

세력이 막강해졌으므로, 연나라와 우호관계를 맺은 나라는 든든한 세력을 얻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경시되었습니다.

 

이렇듯 나라가 번영했지만, 소왕이 죽고 나자

거의 멸망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또 위나라의 안리왕은 조나라를 쳐서 연나라를 구하고 연의 하동 땅을 얻었으며,

도, 위 두 나라를 쳐서 태반을 그 영토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군사를 제나라에 보내 평륙의 도읍을 쳐서 그 영토로 삼고,

한나라를 쳐서 관이라는 도읍을 얻었으며,

기하의 싸움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또 수양에서 초나라와 싸웠을 때에는 초군이 힘을 잃어 패주했으므로

위나라에서 다시 초나라와 싸웠지만 이때에도 초군은 패하여

그 군사가 뿔뿔이 흩어져 버렸습니다. 이렇듯 위나라는 그 위세를

관대지국(예의를 지키는 나라라는 뜻으로 중국을 뜻함)에 널리 떨치었지만,

안리왕이 죽자 쇠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나라의 경우에는, 위에 명군이 있을 때에는 나라가 번창하다가

그가 죽고 나자 곧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던 것입니다.

 

즉 초장왕이 있을 때는 초와 제는 폐업을 이룰 수 있었고,

연소왕과 위안리왕이 위에 있을 때 연나라와 위나라는 강성하게 되었지만,

그 한 사람의 명군이 죽고 나자 대번에 나라가 쇠약해졌던 것입니다.

이것은 군주가 나라를 독재하고 있으면서 신하로서 그럴 만한 인재를 등용하고

법을 엄히 지키게 하려는 배려가 부족했던 데 기인합니다.

 

따라서 관리라는 자들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는 힘을 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라가 어지럽고 쇠약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상하가 다 함께 국법을 버리고 나라일이 아닌 사사로운 이익에만 마음을 쓰고 있으면

나라가 더욱 쇠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은 마치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들어 불을 끄려고 하는 것이나 같은 것이어서

나라는 더욱 약해져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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