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실행할 경우에는 신분이 귀하다고 해서 아첨하지 않습니다.
즉, 비록 신분이 높은 자라 할지라도 법을 위반할 때에는
즉시 이에 제재를 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먹줄을 쓸 때 굽은 곳이 있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먹줄을 굽힐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법이 적용되는 곳에는 지혜가 있는 자도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법에 위배된 일은 아무리 변명하더라도 정당화되지 않으므로,
지혜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나 모두 법 앞에서는 동등한 것입니다.
또 용감한 자가 그 용기를 믿고 다투어 보아도 결코 법을 굽힐 수는 없습니다.
과실이 있어 형벌을 줄 때에는 대신도 피할 수 없으며,
선행이 있어 상을 줄 때에는 필부라 하더라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위의 과실을 교정하고 아래의 못된 짓을 금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문란함을 다스리되 분수에 지나친 일을 한 자를 배척하고
도에 어긋난 자를 배척함으로써 백성을 하나로 하는 길에는 법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없습니다.
관리를 격려하고 백성에게 위엄을 보이며, 사악을 물리치고
간사한 것을 그치게 하는 데에는 형벌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형법이 무거우면 지위가 높다고 하여도 천한 자를 업신여기지 못합니다.
법이 철저히 시행되면 군주는 존엄하여 침범당하지 않습니다.
군주가 존엄하여 침범당하지 않으면 군주는 강대해지고
타국의 침략도 받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선왕은 이것을 귀하게 여기고 후세에 전하여
반드시 이를 지키도록 했던 것입니다.
만약 군주된 자가 법을 버리고 사를 남용한다면
상하의 구별은 허물어지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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