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대명이 있으며, 인간에게 있어서도 많은 사람의 위에 서는 자는
대명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군주도 인간인 이상 향기로운 것, 맛 좋은 음식,
좋은 술이나 기름진 고기 같은 것을 먹으면 그 맛이 부드러움을 느끼는 것은
일반 사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입에 단 음식을 지나치게 탐하면
결국 병이 나서 몸이 허약해지게 마련입니다.
또 살결이 매끄럽고 새하얀 치아를 가진 미인은 마음을 즐겁게는 하지만
인간의 정력과 정신을 소모시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자이므로,
그에 상당한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탐닉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교만함도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몸에 해가 없습니다.
그리고 상벌의 권한을 신하에게 함부로 드러내 보여서는 안 됩니다.
또한 좋고 싫은 감정에 따라 상벌을 결정해서도 안 됩니다.
(군주의 자리란 자칫 여색에 빠지고 향락에 흐려지기 쉬우며,
마음 내키는 대로 위법의 인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군주의 정치상의 사무라는 것은 국내의 어디에서나
바르게 시행되도록 하여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가 잘 다스려지려면 그 열쇠가 중앙에 있어야 하는데,
군주 된 사람이 관건을 쥐고 타인에게 대권을 넘겨주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은 각각 공을 세워 그 결과를 보고해 올 것입니다.
군주는 마음을 비우고 중앙에 앉아서 이를 영입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신하들은 저마다 그 재능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되면 국내는 잘 갖추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음견양(음은 예컨대 가을이나 겨울이 되어 잎과 풀이 시드는 것을 뜻하고,
양은 봄이 되어 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음양의 조화가 없이는
만물이 생성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곧 그 변화함이 바른 도에 어긋나지 않는 것입니다.
(음과 양의 기운이 적절히 화합하여 4계절이 바르게 행해짐과 마찬가지로
모든 일이 바른 도에 따라 발전하여 감을 말한다.)
그리고 군주의 좌우에 있는 자가 모두 일어나 그 직분을 다하게 되므로
마치 문을 열어놓고 찾아오는 자를 맞이하는 것과 같이
각 지방의 실적이 모두 군주의 손에 모여드는 것입니다.
군주는 한번 방침을 세운 이상 그에 따라 모든 것을 실행해야 하며,
경솔하게 변경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여이구행이라 함은 공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상벌의 두 원칙을 병행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행함에 있어서는 지체해서는 안 됩니다.
곧 이것이 천지의 도에 합치되는 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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